Tea Time Talk

삶과 협상하는 사람의 10문 10답

연학 2025. 10. 12. 16:16

1. 살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이유는 없다. 다만, 숨이 남아 있는 동안,
그 무의미조차 하나의 감각으로 남는다.
죽음을 생각할 때조차, 그 생각을 하는 나는 아직 살아 있다.

2.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아니,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어떤 날은, 그렇게까지 해보는 일만이
나를 다시 납득하게 만든다.

3. 의미가 없으면, 왜 계속해야 하지.
의미는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 저절로 새겨지는 흔적이다.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를 만드는 기계다.

4. 몸이 망가지는 걸 알면서 왜 가만히 두는 걸까.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삶의 피로에 대한 조용한 저항이다.
“지금은 잠시 멈추고 싶다.”
그 말은, 아직 대화 중이라는 뜻이다.

5. 즐거움이 죄책감처럼 느껴진다.
그래도 즐겨라.
쾌락은 현실과의 마지막 끈이다.
그 끈을 붙잡을 수 있다면,
우리는 아직 세계의 온도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6. 운동은 왜 해야 하지.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다.
땀의 냄새와 숨의 길이 속에서,
“이게 나구나”를 다시 확인하기 위해서다.

7. 사랑은 여전히 가능한 걸까.
가능하지 않아도 좋다.
그리움이 남는다면, 그것이 이미 사랑의 변주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여전히 감각하려는 몸의 언어다.

8. 무기력은 언제 끝날까.
끝나지 않는다. 다만 형태를 바꿀 뿐이다.
어느 날, 그 안에서 아주 작은 미세한 움직임이 일어날 때,
그것이 바로 다시 시작하는 첫 숨이다.

9. 나를 미워하지 않으려면.
미워하는 나를 억누르지 말고,
그 감정을 한 발자국 떨어져 바라봐라.
“지금 나는 나를 미워하고 있구나.”
그 순간, 이미 미움의 중심을 벗어나 있다.

10. 삶이란 무엇일까.
삶은 거대한 의미가 아니라,
지나가는 감각들의 반복이다.
빛, 냄새, 바람, 사람의 온기,
그 속에서 가끔 웃고, 멈추고, 바라보는 일.
그게 전부일지 몰라도, 그 전부는 결코 가볍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