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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

by 연학 2023. 1. 6.

베네딕토 16세 명예교황의 장례미사 파견 중, 마지막 강복하는 현임 프란치스코 교황

엘리자베스2세의 장례식이 있어서였는지, 상대적으로 검소한 모습의 장례식이었습니다. 드라마틱해 보일 수 있었던 많은 순간이 있었음에도 그와 관련한 사진은 많이 올라오지 않은 듯 하네요. 미사 전체를 놓고 보면, 특별할 것 없는(?) 한 교인의 장례미사였으며, 관에 대한 장식 역시 외관상 매우 소박했습니다. (내부야 3중의 처리를 했다고 하지만)

 

전임자를 보내는 현임의 마지막 기도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미사를 받으며 관이 나갈 때, 성베드로광장에 모인 인파로부터 박수가 쏟아졌고, 무대가 끝난 배우에게 박수를 보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많은 이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할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죠. 저도 저의 장례 미사가 있다면, 출관 때에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습니다.

 

명예 교황 베네딕토 16세 사진

265대 교황이라... 크리스트교의 역사가 길긴 하네요. 이 분의 저서는, 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와 추기경 시절의 저서 "전례의 정신"을 읽었습니다. 이래저래 전통적인 가톨릭 교리에 충실하셨고, 전례적으로도 이를 몸소 실천하려고 노력하셨던 분이라 생각합니다. 너무 보수적인 가톨릭의 색채가 강해서, "두 교황" 이라는 넷플릭스 영화에서도 프란치스코 교황과 대비되는 캐릭터로 묘사되지만, 평생 공부 열심히 한 학자의 덕을 갖추셨던 분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겠습니다. 교황 당선 되실 때에 보수적 가톨릭 성향이라서 세간의 우려도 있었습니다만, 지금이나 그 때나 돌이켜 보면, 콘클라베의 결정은 성 요한바오로2세 시대를 교리적으로나 행정적으로 마무리 하는 역할이 필요하였다고 본 것 같고, 그것은 역시 온당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정말 그 역할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고 생각된 때에, 물러나는 용단을 내리셨고요. 당시 교회 안의 여러 악습에 대해서 모르는 바 없으셨을 건데, 나름대로 내부적인 정리를 하느라 애 쓰셨을 것 같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하고 저도 박수를 보내 드립니다.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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