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적 “보상”의 네 가지 요소. 2025.3.12

회사는 학교도 아니고, 직장인들에게는 “돈받은 만큼 무엇을 내놓아야” 하는 곳입니다. 편하게 일 시키며 돈 많이 주는 곳을 좋은 회사라고 할 지 모르지만, 사실 그런 곳은 없죠. 시대에 따라서 안정적 직장, 배움과 성장의 기회, 복지, 스톡옵션, 워라밸, 기업 문화와 같은 요소들이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언급되어 왔습니다. 회사는 이 요소들을 어떻게 잘 구성하느냐에 따라 직원의 충성도와 동기를 끌어낼 수 있고, 이는 결과적으로 단기, 중장기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후배들이 회사 생활에 조언을 구할 때, 보통 가장 먼저 묻는 것이 있습니다. “후배님은 회사, 혹은 이 프로젝트에서 무엇을 얻어갈 지 명확히 하셨나요?“ 목표를 명확히 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경우의 차이는 극명합니다. 일터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에 대하는 태도가 다르고, 결과물에 대한 의지가 다르고, 동료와의 태도가 다릅니다. 결과에 대한 만족도와 사기가 달라집니다.
그러나,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과 회사, 또는 직무가 주는 것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그리고 모든 것을 다 줄 수 있는 “육각형 회사“가 있을 수도 없고요. 경험상 그것이 단순히 어떤 류의 일이냐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것을 원합니다. 저의 경험에서 제가 제안하는 네 가지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회사에서 얻어갈 것을 일, 돈, 사람, 시간의 포트폴리오로 정의하는 것입니다.
## 1. 일: 내가 하는 일은 의미가 있는가?
'일'이란 단순히 매일 반복하는 업무가 아니라,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경험, 흥미로운 프로젝트, 성장의 기회를 의미합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말하는 '덕업일치’도 바로 이러한 부분에 해당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을 때 얻는 만족감은 그 어떤 물질적 보상보다 클 수 있습니다.
또, 성장을 할 수 있는 일. 또는 이 회사에서의 기록이 이력서에 “빛나는 한 줄“이 될 수 있다면 더 열심히 뛰어들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워라밸을 좀 희생하더라도 업무를 위해 밤새워 학습하고 일해도 충분히 즐겁게 일하는 분들을 종종 보아 왔습니다.
재미있는 일, 성격에 맞는 일, 잘 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좋은 '일'을 갖게 되면, 매일의 출근길이 기대되고, 나의 내일에 희망을 갖게 됩니다. 벌써 목소리부터 달라지고, 동료를 대하는 여유과 자신감이 넘쳐 납니다. 그 자체가 삶의 질이 좋아지는 것이지요.
## 2. 사람: 함께하는 동료와 조직문화는 어떠한가?
'사람'은 함께 일하는 동료, 상사, 그리고 전반적인 조직문화를 아우릅니다. 우리는 종종 직장을 선택할 때 업무 내용과 연봉만 고려하고 '사람' 요소를 간과하기 쉽습니다. 그러니 하루 업무의 대부분을 생각해 보면 사람들과의 관계가 그 일의 질을 크게 좌우합니다. 존중하고 신뢰하는 문화, 투명한 의사 소통, 개인의 성장과 리더십, 업무 외적인 신뢰 같은 “붕붕 뜬“ 이야기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컨설팅 펌에서 매일 밤새 서로 독려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십년을 넘게 살다가, 현업의 직장 생활을 잠시 했을 때, 한 동안 이질감에 많이 시달렸습니다. 성장도 성장이지만 일에서의 관계와 삶의 분리, 정시 퇴근과 워라밸에 대한 고려가 중요한 문화를 접한 저는, “성장과 배움”이라는 키워드로 함께 독려하고 달리기 바빴던 태세를 전환하여 팀원들을 대하는 법을 몰라 당황했었죠.
가“족“같은 회사나 “가족회사”는 있어도 ”가족 같은“ 회사는 없다지만, 힘든 프로젝트를 통해 알게 된 선배들과 가족같은 유대감으로 지내게 된 것도 저는 감사합니다. 일과 집이 굳이 분리되어야 할 필요는 없는 것이었죠.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은 여기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겠지만요. 실제로 저는 회사 생활로 알게 된 분들 중 일부가 진짜가족이 되어 버렸습니다.
리더쉽을 비롯하여, 독성이 있는 조직문화, 갈등이 심한 인간관계는 성과에 치명적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의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고요.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드라마틱한 성장을 이루어 내게 되는 경우도 많고요. 프로 운동 선수들이 어떤 팀에서 어떤 역할로 뛰느냐에 따라 그 성과가 확 달라지는 것도 같은 이치라고 봅니다.
## 3. 돈: 내 노력에 대한 보상은 적절한가?
'돈'은 단순히 월급만이 아니라 승진 기회, 복리후생, 성과 보상 체계 전반을 의미합니다. 경제적 보상은 우리가 일하는 주요 이유입니다. 생활을 유지하고, 미래를 준비하며, 우리의 가치를 인정받는 척도가 됩니다. 노력과 결과에 대한 인정을 어떻게 하는가에 대해 조직과 회사의 리더는 분명히 크게 고민해야 합니다.
최근 모 대기업에서 힘들여 영입한 글로벌 인재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다시 회사를 나가게 된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미국에서 주로 영입된 인재들은 “당장 내일 해고 당할 수도 있는 환경과 병존하는 큰 성과 보상의 기회“가 한국에는 없다고 하죠. 노력을 많이 하고, 많이 받아갈 수 있다면 그 자체로서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금융치료“라고 하잖습니까.
돈을 많이 주어야 한다의 수준이 아니라, 회사에서의 인정도 중요하고, 직원들의 특성에 맞는 복지가 주어져도 됩니다. 저희 회사는 새로 지어진 50층 건물에 입주했는데, 그 자체로도 큰 힐링이 되더군요. 동료들과 함께, 회사가 줄 수 있는 “최고의 복지는 사무실“이라고 농담처럼 이야기 했습니다.
적어도 업계에서 떨어지지 않는 급여 수준, 경력 경로의 다양성과 같은 요소의 믹스를 잘만 구성해도, 인재를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이직률은 줄어들겠지요. 돈만 많으면 무엇이든 못하겠습니까만. 돈이 없어도 함께 상의하고 투명하게 약속하고 지키면 그것 또한 하나의 보상입니다.
사회 초년생들은 종종 '돈'에 치중해 직장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기업에 인력이몰리는 이유도 그렇죠. 초봉이 이후 커리어를 결정하는 성향이 있는 시장 특성상, 이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다른 요소들과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높은 급여만으로는 직업 만족도를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도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 짧은 시간의 급여 수준“만 얻은 채 퇴직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체리피커를 양산하는 회사가 될 수도 있죠. 그러면 회사는 회사대로 문화가 어그러지겠지만요.
## 4. 시간: 내 삶과 일의 균형은 보장되는가?
'시간'은 요즘 흔히 말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의미합니다. 직장이 내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 개인 시간과 여가를 확보할 수 있는 여유, 그리고 일과 삶의 경계를 명확히 할 수 있는 환경을 모두 포함합니다.
소위 “공무원“이 확실한 워라밸을 가진 직장이라고들 하죠. 일부 외국계나 업무적으로 프레임이 명확한 조직에서 이런 일자리가 많긴 합니다. ‘시간’의 가치는 다음과 같겠습니다. ”업무 시간과 개인 시간의 완벽한 분리“, “예측 가능성“, ”휴가와 휴식의 자유로운 사용“, “합리적인 근무 시간” 등이곘습니다. 사장님들이 직원을 믿지 못한다면 불가능한 환경이겠지만요. 그래서 소위 직무 정의서와 프로세스가 잘 정리된 “틀에 박힌” 일들이 이런 류에 속하겠지만, 그런 만큼의 성장성이나 보상이 낮죠.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죠.
하지만, 사람마다 추구하는 시간 활용 방식은 다릅니다. 어떤 이는 공무원처럼 규칙적인 9-5 근무를 선호하고, 또 어떤 이는 단기간 집중적으로 일하고 긴 휴식을 취하는 방식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경영 컨설팅처럼 단기 프로젝트 중심으로 생활하던 사람이 장기 운영성 프로젝트로 이동했을 때 어려움을 겪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단순히 시간이 주어졌다고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업무의 양식, 생활 방식과 가치관에 맞는 시간 구조가 필요한 것입니다. 디자이너나 창의력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업무의 시간 체계가 필요합니다.
## 네 가지 요소의 균형: 현실적인 선택하기
이상적으로는 네 가지 요소가 모두 완벽한 직장을 찾고 싶겠지만, 현실에서는 대부분 어느 정도의 타협이 필요합니다. 보통 두 개 정도만 충족해도 다닐만 한 회사입니다. 따라서 실용적인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기준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 **한 가지만 만족**: 다른 기회를 찾아볼 때입니다.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은 환경입니다.
- **두 가지 만족**: 다닐 만한 직장입니다.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지 전략을 세워볼 수 있습니다.
- **세 가지 만족**: 훌륭한 직장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꿈꾸는 환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네 가지 모두 만족**: 로또에 당첨된 것과 같습니다. 이런 기회를 잡았다면, 소중히 여기세요.
자신에게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명확히 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0대 초반에는 '일'과 '돈'에 집중하다가, 경력이 쌓이면서 '사람'과 '시간'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생의 단계와 상황에 따라 우선순위는 변할 수 있으며, 그에 맞게 직장 선택의 기준도 바뀝니다.
각 개인마다 이 네 요소에 대한 가치 부여는 다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성향과 상황에 맞게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커리어를 관리해 나가면서 이 네 가지 요소를 정기적으로 점검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현재 직장에서 나는 어떤 요소에 만족하고 있는지, 어떤 요소가 부족한지 객관적으로 평가해 보세요. 그래서 회사가 줄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얻고, 이직을 고려한다면 어떤 요소를 우선시해야 할지 기준을 세워둡니다.
지금도 나에게 맞는 일과 회사, 조직과 사람, 꿈을 좇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각자의 “꽃길”을 잘 만들어 나가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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