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 뇌화풍의 시대
뇌화풍: 풍요의 절정에 심어진 결핍의 씨앗나는 아마도 뇌화풍(雷火豐)의 시대에 살았다. 하늘에는 번개가 치고, 태양은 빛나며, 곡식은 그득해 보였다. 창고는 가득 찼고, 신문에는 ‘성장’이라는 두 글자가 매일같이 실렸다. 겉으로는 풍요로웠으나, 그 속에선 뭔가 어긋난 소리가 났다. 시간이 갈수록, 사람과 사회에서 ‘정신의 향기’가 사라졌다.전후의 황폐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라는 숨 가쁘게 달려왔다. 고아들을 해외로 보냈고, 광부와 간호조무사들을 외국에 파견했다. 군인은 월남전에 참전했고, 노동자는 중동의 사막 건설현장에 흩어졌다. 달러가 들어왔고, 강남 땅값은 치솟았다.이 과정은 주역의 뇌택귀매(雷澤歸妹)와 닮았다. 귀매는 정상 순서가 뒤집힌 결합, 때를 맞추기 위해 급히 맺어진 만남이다. 서괘전은 귀..
2025. 8.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