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On_The_Way

나의 30년, 그들의 30년

by 연학 2022. 4. 1.

1970 Nonhyun, Gangnam, Seoul
- 영동 개발, 강남구 [Gangnam-gu, 江南區], Seoul, Korea, 1970
- Photographer Unidentified
- 영동개발 초기 논현동에서 테헤란로 방향
. [source] https://www.instagram.com/designersparty/
. [source ] http://www.designersparty.com/


내가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경기고 옆의 교회에서의 오후, 저녁 종소리가, 넓은 공터에 퍼지고, 우리 집에 들렸다고 하면, 듣는 사람들은 선뜻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강남의 지금만 보고 있으니까. 그런데 내가 유아기 시절 기억하는 강남은, 시골에 도로나 건물이 들어선 지 얼마 안된 한적한 마을이었다.

강남역의 삼성그룹 빌딩 자리에 자동차 학원이 있어서, 어머니가 면허 시험 준비 하시는 것을 따라가 보았다고 해도 역시 이해를 못한다. 나와 같은 초등학교에 입학한 내 딸에게, 그 시절에 수영장 건물 옆 쪽으로 학교 건물에서 운동장 방향으로의 진흙 가득한 샛길이 있었고, 그 아래엔 "퍼세식의 '변소' (이걸 일일히 설명하는 것 조차도 다시 긴 이야기를 거쳐야 한다.)" 가 있었다고 설명해 줘도 잘 이해하지 못한다.

"국민학교" 1학년 때 잠깐 임시로 들어오셨던 선생님이, "10년 전에 이 학교로 오실 때에는 배를 타고 넘어와서, 시골길을 걸어서 출근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엔, 정말 일제시대 이야기처럼 들렸다. 그게 10년 전이라 했으니, 지금의 우리에게는 2012년 정도의 일이다. 2012년은 정말 아직 가까운 시절이다.

생각해 보면, 내가 국민학교 1학년 때엔 625전쟁이 발발한 지 30주년 밖엔 되지 않았었던 거다. 그 땐 정말로 오래된 것처럼 느껴졌지만...

88올림픽이 있었던 지도 34년 전이고, 2002년도 20년 전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는 그 추억을 소환한다. (참고 #이영지2002월드컵 소환) 우리 아이들 세대에게 HoT, GoD와의 해수 차이는, 해외 공연을 막 다녀온 가수 김상희, 노란 샤스입은 사나이와의 연도 차이와 같다. 그 시절의 어른들에게도 10-20년 전이란 여전히 생생한 기억을 것이다. 단지 어린 시절의 나에겐 "100년 전과 10년 전이" 같게 느껴졌을 뿐이다.

단지, 나이가 들 수록 시간이 그렇게 가속되어 느껴질 뿐이었던 거다.

'On_The_W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지막 길에 대한 생각  (0) 2022.09.25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다  (0) 2022.07.03
모든 칼은 양날의 검  (0) 2022.03.07
생각의 끝...  (0) 2022.01.26
운영 모델, 운영, 운영, ...  (0) 2022.01.1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