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세계에서 강렬한 포르티시모에서 갑작스러운 피아니시모로의 전환은 극적인 효과를 자아냅니다. 이런 변화는 마치 지휘자가 라데츠키 행진곡을 지휘하면서 격렬한 악단의 연주를 조용한 소리로 순간 전환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무대 위의 드라마와 같으며, 관객에게 예상치 못한 감정의 변화를 요구합니다.
라벨의 볼레로에서 보듯, 크레센도가 길고 느리게 진행될 때, 음악은 점점 더 강해지다가 종국에는 폭발적인 클라이맥스에 도달합니다. 이러한 점진적인 강조는 청중을 서서히 그러나 확실히 감정의 절정으로 이끕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때로는 '크고 작은 것의 대조'처럼 강렬한 음악이 갑자기 침묵으로 교체될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침묵은 뜻밖의 정적으로 인해 발생하는 감정적 충격을 통해, 음악이 주는 강렬한 감동을 더욱 깊게 합니다. 예를 들어, 김연우가 '나가수' 무대에서 격정적으로 노래를 부르다가 갑자기 멈추는 순간, 그 침묵은 마치 전 율을 일으키는 브레이크와 같습니다.
미사가 끝난 후 조용한 교회 안에서 들리는 신부님의 달그락거리는 설거지 소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침묵 속에서 발생하는 소리들은 반주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로 하나의 음악처럼 느껴집니다. 여기서 침묵은 때로는 음악이 되어, 우리의 내면과 대화를 시작합니다.
존 케이지의 4분 33초는 이 개념을 극단으로 밀어붙입니다. 연주자가 악기를 전혀 연주하지 않는 동안, 관객은 주변의 모든 소리들을 음악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음악과 침묵의 경계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침묵 자체가 어떻게 하나의 강력한 음악적 요소가 될 수 있는지를 탐구합니다.
이처럼, 음악은 단순히 소리에 의해서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침묵은 음악의 한 부분으로서, 때로는 소리보다 더 강력한 감정을 전달하고, 더 깊은 사색을 유도합니다. 음악과 침묵은 서로를 필요로 하며, 이 둘의 교차점에서 우리는 예술의 진정한 힘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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