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같은 한 해의 근황
<이미지 출처 : 인터넷>
참 신기한 것이, 한 20년 가까이 블로그에 끼적거린 것을 돌이켜 보니, 여름에는 글을 잘 안올렸었네요. 날씨가 더워지면 생각이라는 것을 안하게 되거나 아니면 뭔가 글같은 걸 완성시킬 마지막 집요함의 힘이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러다가 또 가을이 되면, 선선해진 날씨 때문인지, 한 해와 삶을 돌아보게 되고, 성당도 좀 더 챙겨나가게 되고 하면서 또 블로깅도 하게 되는 듯 합니다. (시즌제 신자의 종교 시즌이 그래서 시작합니다. 보통 모든 성인 축일을 전후한 시기부터, 이듬해 부활과 승천대축일 정도까지.)
요 몇 년은 뭔가 예전처럼 생각이라는 것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번 봄과 여름은 좀 심했어요. 힘이 되주고 같이 있던 팀원이 팀을 떠나고, 부서 일도 여러가지 변화와 함께 스트레스가 높았습니다. 그렇게 가까스로 휴가를 떠났지만, 다니는 회사에 큰 이슈가 있어 맘이 편하지 않았군요.
페이스북 포스팅을 돌아보니, 그 와중에, 동계올림픽, 월드컵과 K리그 관전, 프로듀스48, 골프 연습, 바둑 공부를 비롯하여 약간의 철학적 독서와 성찰 등으로 한 해를 보낸 듯 합니다. 주말의 딸아이 학원과, 주중 아침의 딸아이 등교 셔틀도 소소한 일상이었습니다.
좀 특별한 것이라면, 회사 컨퍼런스차 처음으로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라는 나라에 다녀온 것, 가족 여행을 위해 홍콩과 마카오를 다녀온 것도 있군요. 게다가 올 춘/하 시즌은 마음도 많이 복잡하였던 탓인지, 세례 이후 처음으로 한 해 내내 주일 미사를 나가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마음은 원체 해가 갈 수록 복잡해 지기만 합니다.)
워낙 불같이 더웠던 한 해에 트라우마가 있는 저에게, 또 한 번 ‘예상 밖의 더위가 닥친’ 올 해는 처음의 기대와 목표와는 달리, “대피와 생존”에 집중하며 보낸 것 같습니다. 이제 가을인데, 이 변화의 한 마디가 어떻게 마무리 지어질 지... 좋아하는 것을 더 깊이 좋아하고,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 지... 날씨가 워낙 화창한 가을 오전, 딸래미를 기다리며 끼적거린 소회입니다. 1
2018. 9. 8.
- 올 가을엔 그간에 노트에 끼적여 뒀던 것들 몇 개와, 좋아하는 것들의 리스팅으로 소소하게 포스팅하며 재충전해 볼까 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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