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ea Time Talk

다시 또 한 해의 근황

by 연학 2019. 12. 4.

다시 또 한 해의 근황
(2019.12.4)

또 우째 한 해가 가 버렸습니다. 이번 주에 들어서는 드디어 영하의 날씨가 시작되었네요. 집을 좀 오랫동안 비워두고 나갔다가 오니, 계정이 휴면이 되어 있는 것이 마치 가구에 먼지가 쌓여 있고, 정원에 잡초가 자라 있는 듯 한 느낌입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주인공이 집에 돌아와 이것저것 다시 살림을 챙기고 정리하는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그간에도 역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정식으로 바둑을 몇 달 배우기도 했고, 골프도 레슨을 받았습니다. 한 자리 급수와 90타대 기록이 달성되었습니다. 단기간에 다이어트를 성공하고 운동에 재미를 붙여 올 해는 10km 대회를 완주하기도 하고, 주말마다 그 이상의 거리를 달리기도 했습니다. 운동을 통해서 스스로의 큰 변화를 느꼈고, 자그마한 성취감도 갖게 되었습니다. 매주 나가는 동네 성당에서도 조그마한 인연이 닿아 약간의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취미와 활동들은 인생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해 주었고, 이 내용들은 이번 시즌에 조금씩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오랫동안 삐걱거리며 가까스로 유지해 왔던 팀이 묘한 운명을 맞았고, 여러 고비를 겪은 끝에 새로운 팀으로 옮기게 되었네요. 제조사 입장에서의 리테일의 미래, 유통 포맷와 프로세스, 성과, 네트워크 및 사업 관리 등을 고민하던 역할에서, 브랜드 상품 기획과 Logistics, Distribution, 프로모션 및 판매 볼륨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올 봄에는 그런 탓에 유독 "떠남"에 대한 감상과 고민이 많았습니다. 비즈니스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는 원래 제 정원에서 어울리는 소재는 아닌데, 자주 글을 쓰지도 못하는 데 딱히 다른 데 집을 파기도 뭣해서 여기 한 구석에 조그맣게 갖다 놓을까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버킷 리스트였던 미니 컨버터블 한 대도 장만했습니다. 비록 일과 관련된 구매(?)였긴 하지만, 새로운 한 해에는 컨버터블 타는 이야기도 가끔씩 공유할까 하고 있습니다. 한 겨울에 컨버터블을 뽑았습니다만, 에어컨은 겨울에 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에스키모에게 선풍기를 팔고, 적도에서 난로를 팔아보겠다는 마음 가짐으로 살아볼까 하고요.

올 3월, "꽃이 지는 것이야 말로 아름다운 일"이라는 모토로 한 해를 보내왔는데, 어느 날 시듦을 위하여, 되레 꽃을 열심히 피워본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아무튼 또 이렇게 겨울이 되었습니다. 해피 겨울 하세요.

'Tea Time Talk'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은 졌다 피고, 또 피었다 지나니...  (0) 2020.05.01
'Running 2019' 결산  (0) 2019.12.14
세상의 모든 소리  (0) 2018.12.23
40년째 초보 바둑 일기  (0) 2018.11.19
지음(知音)  (0) 2018.11.0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