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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人 (가와바타 야스나리)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바둑에 관심이 많은 이유가 이런 글을 읽기 위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바둑을 단순한 게임이 아닌, "도"와 "예술"의 경지로 다루고, 결투를 벌여야 하는 기사들의 삶을 생각하게 합니다. 작가는 이라는 소설로도 유명하며, 일본 최초로 1968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인물입니다. 소설은 65세의 일본 본인방(혼인보) 슈사이 명인의 은퇴 바둑 관전기를 연재한 것으로, 30세의 젊은 신성과 6개월에 걸친 대국을 다루고 있습니다. 각자 40시간의 시간을 갖고 오랜 시간에 걸쳐 두는 바둑은 요즘 세상엔 흔하지 않지만, 최고의 바둑을 두고자 하는 기성들의 생각을 쫓아가 보기에는 이만한 주제가 없을 듯합니다. 중도에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면서도, 결국 바둑을 .. 2023. 9. 10.
"τί τὸ ὄν" : What is being? 올 해는... 생일을 맞이하여, GPT 4.0의 글과 Dalle-2의 그림으로 갈음합니다. 잘 쓰는데요? 별도 수정 없이 올립니다. "τί τὸ ὄν" : What is being? As I sit down to pen my annual birthday message, I can't help but reflect on the past year with a mixture of calm and melancholy. The journey through the world of knowledge has been a voyage of self-discovery and introspection, much like a vagabond wandering with no fixed destination. My thought.. 2023. 3. 30.
다시 찾아야 할 것은 지식에 대한 진정성 다시 찾아야 할 것은 지식에 대한 진정성 - 2023.3.12 넘쳐나는 지식의 소스를 갖게 되었습니다. 정보화 시대라는 말이 이제는 클리셰가 되었을 정도니까요. 구글을 통한 검색 몇 번으로도, 보통 이상의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ChatGPT는 이제 그 과정 자체도 대체해 주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손으로 몇 번 찾은 분들보다, GPT를 활용한 분들이 더 빠른 일처리 속도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복잡한 질문에도 더 잘 답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회사에서 긴급한 리서치를 부탁하는 과정에서, 살짝 얕은 이해에 기반한 피상적 리포트를 받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좀 더 알아보면 좋을텐데, 책이라도 한 번 읽어보면, 아니 그 리뷰라도 한 번 제대로 읽어보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답변들을 종종 받아.. 2023. 3. 21.
나이들어 다시 떠올린 음악과 미술 잠을 자려고 누워서, 오랜만에 음악을 틀었습니다.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21번. 이 곡의 1악장을 들을 때마다, 저는 초등학교 5~6학년쯤의 어느 초여름 날 오후를 떠올립니다. 무엇인가 흥미 있는 것을 찾는 호기심 어린 아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느낌. 창밖은 신록이 깔려 있고, 당장 소나기라도 올 듯한 날씨입니다. 선풍기의 바람을 쐬며, 세상 없는 평화로움과 꿈꾸는 듯한 두근거림이 느껴집니다. 비슷하게 무언가를 생각나게 하는 피아노협주곡이 몇 곡 더 있습니다.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 2번, 1악장은 높은 바위 언덕을 올라가는 지친 사람의 절망감이 느껴지고, 2악장은 가을 저녁 남들 아무도 모르는 숲 속 호숫가에서 밤새 추억을 되새기는 영혼을 떠올립니다. 쇼팽의 협주곡 1번의 2악장은 닿을 수 없는 사랑을.. 2023. 3. 16.
생일 축하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의 좋은 기능 중 하나는, 친구나 지인들의 생일을 Remind 해 준다는 점입니다. 생일은 1년에 한 번 돌아오는 특별한 날입니다. 어릴 때야, 모든 이들이 축하해 주고, 파티를 열어 주며, 내가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으로 행복했지만, 나이가 들면 되레 그간의 추억과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을 돌아보는 날이 되는 듯 합니다. 생일은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고 희망과 기대로 다음 해를 기대하는 시간입니다. 생일을 축하하는 것은 달력이 만들어지고 오랫동안 지속된 전통입니다. 그 사람이 특별하고 사랑받는다고 느끼게 하고, 선물을 주고, 그들이 당신에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보여주는 날입니다. 친구 및 가족과 함께하는 성대한 축하 행사이든, 사랑하는 소수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작은 모임이든, .. 2023. 3. 13.
관심이 줄어드는 메타버스, 이제부턴? 2023년 초에는 ChatGPT의 광풍이 거셉니다. 게다가 코로나도 잠잠해지며 메타버스에 대한 열기(?)도 사그라든 분위기죠. 관련한 회사들의 주가도 고점 대비 80% 가까이 떨어지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도 줄어드는 분위기입니다.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모든 보고서에 "메타버스"를 넣었던 1-2년 전과 비교하면 상황이 좀 빠르게 바뀌는 듯 합니다. 보통, 저의 하는 일에서는 이 정도 시점이 관련 기술을 도입할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일반적인 산업에서는 그간에 비싸서 도입할 엄두를 못냈던 것들이 조금씩 가능해지기 시작해지는 시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실 요새들어, 메타버스 게임도 깔아보고, 관련된 여러 사이트에도 들어가보고 있습니다만, 아직 매력적인 메타버스를 만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아마.. 2023. 2. 25.
베네딕토 16세 엘리자베스2세의 장례식이 있어서였는지, 상대적으로 검소한 모습의 장례식이었습니다. 드라마틱해 보일 수 있었던 많은 순간이 있었음에도 그와 관련한 사진은 많이 올라오지 않은 듯 하네요. 미사 전체를 놓고 보면, 특별할 것 없는(?) 한 교인의 장례미사였으며, 관에 대한 장식 역시 외관상 매우 소박했습니다. (내부야 3중의 처리를 했다고 하지만) 전임자를 보내는 현임의 마지막 기도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미사를 받으며 관이 나갈 때, 성베드로광장에 모인 인파로부터 박수가 쏟아졌고, 무대가 끝난 배우에게 박수를 보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많은 이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할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죠. 저도 저의 장례 미사가 있다면, 출관 때에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습니다. 265대.. 2023. 1. 6.
크리스마스 동지가 얼마 지나지 않아 성탄절, 혹은 태양의 탄생 축제일을 정한 것은, 가장 어두울 때야 말로 가장 밝은 때를 향한 큰 희망이 필요하기 때문 아닐까. 이 때의 기쁨은, 정말로 큰 무엇이 생겨서라기보다는, 꿈꾸고 희망할 수 있어서 오는 듯 하다. 세상 아무 것도 달라질 것 없다. 다만, 이제부턴 낮이 길어지니, 적어도 지금보단 나아진 어느 봄날을 그리게 된다. 그래서 성탄 제 1독서는 이렇게 시작한다.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 #Seasonsgreetings #중요한것은꺾이지않는마음 이라며... 2023. 1. 2.
2022년 마무리 2022년 마무리입니다. 참 치열한 게임들이 많았어요. 월드컵 결승도, 대선도, 바둑도 그랬습니다. (아, 골프는 안늘었... ==3) 새로운 시도와, 위기감이 공존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변화"라는 주제에 대한 오랜 화두의 실마리를 찾았고, "함께함"의 방법과 가치를 익힌 한 해였기도 하네요. 계절이 바뀌고 밤낮의 길이가 달라지듯, 시대가 달라짐은 당연하면서도, 쉽게 깨닫기엔 어려웠습니다. 한 동네에 45년을 살았습니다만, 나를 제외한 이 곳의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아, 나도 나이를 먹었군요. 대한민국은 제 연배가 익숙한 1990년대의 그 나라가 아닙니다. 제 연배의 사람들은 "라떼"가 아닌, "1인당 GDP 3천불 언저리인 아시아 변방의 왜소한 나라"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3만불.. 2023. 1. 2.
근원적이고 궁극적인 질문 근원적이고 궁극적인 질문 (2022.10.4) 종교와 철학은 세상의 가장 근원적인 것을 질문해 왔습니다. 세상의 시작과 끝, 세계의 근본 원리, 생명과 인간의 시작과 끝, 선과 악에 관한 질문들이 대체로 그렇습니다. 인간은 인식과 사고의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는 곳에 이르러, 그 때까지의 지식을 바탕으로 미지의 세계를 그려내었습니다. 신화와 종교, 철학과 과학에서 쌓여진 지식과 지혜를 기반으로 세계에 대한 이해는 깊이를 더했습니다. 세상을 만드는 근본 원소는 물, 불, 흙, 공기라고 했던 엠페도클레스나, 음양 오행의 원리에서 시작하여, 인류는 원자론과 뉴튼 물리학을 거쳐, 입자와 에너지에 대한 이론을 발전시켰습니다. 이제는 원자핵, 양성자, 중성자, 전자,.. 2022. 10. 4.
마지막 길에 대한 생각 일전에 있었던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장례식은, 나름 세계의 영향력있는 현존 군주국가에서의 의전으로, 많은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게다가 70년만에 왕이 바뀌었으니, 그만큼 오랫동안 없었던 행사였기도 했고요. 죽어서도 "국가 행사에 동원되어야 하는 왕실의 일원"이구나 싶어 고인이 안쓰럽기도 했네요. 그래서 입관 전의 마지막 의식이 인상 깊었습니다. 관 위에 놓여 운구되었던 여왕의 왕관과 홀이 제대로 돌아가고, "breaking of the wand"라는 마지막 의식으로, 여왕의 통치가 끝났음이 선포되는 장면이었죠. 왕으로서의 그 모든 부담이 내려지고, 이제 정말 편히 쉬러 가겠구나 싶은 느낌. 장례식이 죽은 이를 위해서 뿐 아니라, 산 이를 위한 의식인 점도 있는 만큼, 저도 결국 나의 장례식은 어떤.. 2022. 9. 25.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다 문득 생각해 보니, 뭐 우울증 그런 거라기보다는... 차분하게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 것을 느끼게 되네요. Good Death에 대한 이야기들은 인터넷에서 많이 있고, 떠남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한 강연들은 많은데. 막상, 블로그가 되었건, 페북이나 인스타가 되었건, 가족들이나 친구가 되었건, 죽음에 대해서 말하는 데에는 "뭔가 다른 시그널"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말을 아끼게 됩니다. 되레 장난스런 표현으로, "자살토끼" 같은 느낌으로 마포대교, 번개탄 운운, 최근에 나온 자살 기계 같은 것들을 이야기 하는 것이 술자리에서 먹히는 토픽이 되곤 합니다. 뭐 너무 힘들어서 당장 죽고 싶은 것이건, 굳이 살고 싶지 않은 것이라서 스스로의 인생들을 술이며, 기타 .. 2022.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