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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제가 한 번 읽어 보겠습니다. 바쁘게 쫓기다가 갑자기 여유가 생길 때면, 보통 서점을 찾곤 합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시험이 끝난 날은 시내의 큰 서점에 달려가 이 책 저 책을 열어보며 하루를 보내고 오곤 했는데, 거기서 비롯된 버릇인지 싶습니다. 무슨 책을 사지는 않는다고 해도, 서점에 있는 것만으로 많은 지적 자극이 됩니다. 예쁜 책들을 보면, 저도 그런 책을 한 권 만들고 싶어집니다. 수많은 책의 제목들은 제게 "넌 이 주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니?"하고 질문을 하는 듯도 합니다. 가만히 주제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요새 사람들이 어떤 것들에 관심이 있는 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빅데이터 분석이니, 인터넷 검색으로 요약된 자료를 보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느.. 2018. 1. 26.
내 인생의 크리스마스 캐롤 내 인생의 크리스마스 캐롤 크리스마스 캐롤은 좀 특별한 것 같습니다. 매년 시즌이 되면 부르게 되다보니, 한 번 좋아하게 된 곡은 그 이후로 평생 리스트에 올려 듣게됩니다. 그러다 보면, 어린 시절의 기억, 가족의 기억, 행복함과 즐거움의 기억, 성장의 기억, 슬픔과 아픔의 기억이 모두 뒤섞여 시간이 갈 수록 더 특별한 의미를 부여받는 듯 합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사다주신 디즈니 캐롤의 카세트 테이프들로부터 시작한 크리스마스 음악의 기억이 이제는 나름 제 마음 속의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으로 점점 커진 것을 느낍니다. 저의 취향으로 정리해 둔 곡들이라, 그냥 그러려니 넘겨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Group A : Christmas의 성가곡들 (3곡) - Angel we have heard on high .. 2018. 1. 15.
두 여자의 축구 두 여자의 축구 저희 집의 두 여자, 아내와 딸은 이제 명실상부한 축구팬입니다. 응원하는 팀은 FC서울이고요. 지난 3년 동안, 1년에 적어도 다섯 경기 이상씩은 경기장을 직접 찾아 응원을 하고, 팀과 관련된 기사를 찾아보고, 차를 타고 가며 한 시간 씩이나 축구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경기장을 찾는 날에는 전날부터 가방에 유니폼과 응원도구를 챙겨두기도 합니다. 아내나 여자친구에게 이런 류의 스포츠 경기를 보러 가기 위해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경우들도 많은데, 그에 비하면 저는 복 받은 남자입니다. 사실, 저도 가족과 함께 경기장에 가기 전에는 마음만 있었지, 실제 가보았던 적은 없었습니다. 처음을 가기 위해 어디서 표를 어떻게 구해야 하는 지도 몰랐었으니까요. 축구팬이 되고 싶었음에도, 주변에 그렇.. 2017. 10. 12.
데생 수업 : 본질에 대하여 데생 수업 : 본질에 대하여 사물의 본질(essence)에 대한 질문은, 대학교 1학년 쯤 시작된 것 같습니다. 특정 현상이나 사물을 다른 것과 구분 짓는 그 '무엇'이 무엇인가가 매우 궁금했습니다. 때늦은 사춘기적 감성으로 접근하자면, '어린 시절의 순수한 자아'가 어른이 되어가며 세파에 점차 때묻어 감에 대한 안타까움이 이 질문의 시작이었습니다. 도대체 순수한 나를 찾는다 하는데, 그 '순수한 나'는 무엇이었느냐 하는 질문이었죠. 한참 이런 류의 고민에 빠져 있을 때쯤, 유럽에 배낭 여행을 떠났고, 무슨 만행을 떠난 스님처럼 여기저기 다니며 '깨달음'을 찾아다녔습니다. 누구 말마따나 산을 봐도, 강을 봐도, 길을 걸어도, 밥을 먹으며 질문에 대한 답만을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 쯤에 퐁피두 미술관 .. 2017. 2. 6.
로마인 이야기에 그었던 밑줄들 로마인 이야기에 그었던 밑줄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는, 15권에 걸친 대작입니다. 그 방대한 공부에도 불구하고 "로마사 연의"라는 비아냥마저 있을 만큼 오류도 많고, 편견에 사로잡힌 부분도 많아 정식의 역사서로 인정을 받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제국주의나 일본 보수의 시각에 충실하였다는 지적은 오히려 이 책에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게 하는 면이 있습니다. 다만, 그녀가 그렇게 숭배해 마지 않았던 "마키아벨리"의 '로마사 논고'를 생각할 때, 역사서로서의 가치보다 '역사 평론서'나 '에세이'로서의 가치는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 책 덕분에 로마사나 역사 연구에 흥미를 갖게 되었으니 분명 재미있게 쓰인 책 이라는 점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옛 글들을 정리하면서, 예전에 로마인 이야기에 그어 두었.. 2017. 1. 1.
글쓰기에 대한 단상 글쓰기에 대한 단상 어린 시절 이백과 두보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난 그래도 이백과 같은 사람이 아닐까 했었습니다. 좀 즉흥적인 면도 강하고, 기분 내키는 대로 내뱉은 표현들이 엣지있게 느껴질 적이 많았으니까요. 그런데 한 20년 정도 지나서 돌이켜 보면, 말을 던지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글을 쓰기는 꽤나 어려워했던 것 같습니다. 말을 할 때는 청자와 나 사이에 함께 하는 지식이나 공감의 정도를 어느 정도 기본으로 알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에 비해, 실제 글을 쓸 때는 독자들간의 다양한 성향을 맞추어 '제대로 된 이야기'를 전달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제 글 실력이 나빴다는 겁니다. 떠오르는 단상은 하루에도 수십가지인데, 그것을 어떻게 잘 정리해야 할 지도 생각하지 못한 채 .. 2016. 12. 19.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外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外 인생영화 2편 예나 지금이나, 흘러가는 시간은 참 많은 생각과 감정을 불러 일으킵니다. 나이 듦이라는 것은 서글픈 듯 하면서도, 또 그냥 그렇게 받아들일 법도 하고, 종종은 웃음 지을 일도 뒤섞여 있습니다. 특히 제게는 이 시간의 흐름이라는 것이 꽤나 감정 북받쳐 오르게 하는 무엇이었던 듯 싶습니다. 지금에야 담담해졌지만, 예전에는 특히 심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저의 인생 영화 목록에는 시간과 삶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있네요. 1.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2008) 지금까지의 제일은 이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했다지만, 실제로는 설정만 유사할 뿐이고, 내용은.. 2016. 11. 28.
오늘치 꿈을 이루기 오늘치 꿈을 이루기 예전 직장 선배와 저녁을 먹다가 나온 이야기입니다. 결국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럼 지금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선배는 가급적 시간이나 금액의 제약을 뛰어 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고, 유사하게 제가 쓰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100억도 좋고, 1000억도 좋습니다. 큰 금액을 정해 놓고 시작합니다. 다만 이 돈을 은행에 두고 이자를 받거나 할 수는 없습니다. 이 금액과 시간이 충분히 주어진다면, 나는 무슨 일을 할까 물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계획도 짜 봅니다. 100억은 이 프로젝트에 투입하고, 50억은 이 프로젝트에 투입하고, 언제까지 어떤 결.. 2016. 11. 26.
안수정등... 아 달다! 안수정등(岸樹井藤)... 아 달다! 해인사 안수정등도 이야기는 안수정등이라는 불가의 비유에서 시작합니다. 아래의 법문이 주된 내용입니다. 한 나그네가 망망한 광야를 가는데, 무서운 코끼리가 그를 쫓아오고 있었다. 나그네는 정신없이 달아나다가, 언덕 밑에 우물을 발견하고, 그 아래로 늘어진 등나무 넝쿨을 따라 내려가 코끼리를 피했다. 그러나 우물 밑바닥에는 독룡(毒龍)이 입을 벌리고 있었으며, 우물 중턱에는 4마리의 뱀이 있었다. 할 수 없이 등나무 넝쿨을 생명줄로 삼아 중간에 매달려 있는데, 두 팔은 점점 더 아파왔다. 이 때, 흰쥐와 검은 쥐가 번갈아 가며 그 등넝쿨을 쏠기 시작했으며, 들불까지 일어 위태로움을 더했다. 이래 저래 죽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머리를 들어서 위를 쳐다보니, 등나무 위에 .. 2016. 10. 1.
신은 사람 가운데에 있다 신은 사람들 가운데에 있다. Deus inter homines habitat. 항상 마음에 품고 사는 말이지만, 또 뭔가 설명하려면 쉽지 않은 말입니다. 그래도 그냥 오늘 밤엔 이런 이야기로 차나 한 잔 하는 건 어떨까 싶어서 화두를 꺼내 봅니다. 평소에 남들과 굳이 신이며 종교에 대해서 이야기 할 일은 없다보니, 결국 한적한 주말 밤시간에 몇 자 남기는 글들이 이 쪽 주제들로 기우는 것 같습니다. 15년 전에 가톨릭으로 개종하면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 즈음에는 관심도 관심인지라, 종종 꺼내어 읽던 요한복음의 한 구절이 눈에 와닿았습니다. 예수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세례자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저 분이 하느님의 어린 양"이라고 가르쳐 주자, 두 제자가 예수를 따라갑니다. 그리고는 묻습니다. "선생님.. 2016. 10. 1.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인생에 몇몇 기억에 남는 영화들의 하나로, 종종 이 영화를 고르곤 합니다. ラヂオの時間(라디오의 시간)이라는 동명의 연극을 1997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제가 본 것은 대략 2000년 경이었던 것 같고, 지금이나 그 때나 언제 보아도 120% 공감을 이끌어 냅니다. 한국 흥행은 11만 정도로, 지금에야 작은 숫자지만,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없던 당시의 숫자로는 꽤 짭짤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일본에서는 흥행에 대 성공을 거두었던 작품이었던 듯 합니다. 이 영화가 주는 가장 큰 매력은 생방송 라디오 스튜디오라는 작은 공간에 인생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데 있습니다. 하나하나 파내서 이야기거리 삼고 싶은 주제가 매우 많고, 모든 캐릭터 하나하나가 내는 목소리에 공감이 갑니다. 초짜 작가,.. 2016. 9. 18.
다반사 (茶飯事) 다반사 (茶飯事)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일처럼 당연하고 매우 일상적인 일들을 다반사 (茶飯事)라고 합니다. 선불교에서도 쓰이는 말이라 하는데, 깨달음이 별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평범하고 반복되는 흔한 생활에 있다는 뜻으로 쓰인다 합니다. 하긴 요새의 SNS를 보노라면, 다반사야 말로 가장 중요한 이야기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는 시시때때로 찻집, 음식점의 음식 사진이 올라오고, 얼마나 멋지게 먹고 다니느냐가 이야기 거리가 됩니다. 먹방에 이어 쿡방이 대세가 됩니다. 셰프들이 방송을 통해 스타가 되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선 집에서 요리를 해 대접하는 모습들이 종종 방송됩니다. 하루는 채널을 네 번인가 다섯번을 돌렸는데, 그 모든 채널에서 프라이팬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이쯤 .. 2016. 9. 10.